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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AI 시대의 초등 의대반 열풍, 문해력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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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프라인 경금교 연수를 다녀와서 느끼는 게 정말 많았는데요. 오늘은 저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때 의약분업을 통해서 이런 슬로건이 유행했습니다.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요즘 돌아간 세태를 보면 교권 하락이 크게 문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약은 약사에게, 교육은 교사에게

 

물론 공립교사로서 지금의 공교육이 견실하지 못하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무엇이 초등 의대반 열풍을 만들었을까요?

일부 강남 지역의 일이긴 하지만 초등학생들이 3살, 4살 겨우 연필을 쥘 수 있을 때부터 레벨 테스트라는 것을 준비하기 위한 또 다른 과외를 받습니다.

한참 부모와 상호작용하고 교감하고 자연에서 뛰놀아야 할 아이들이 영어 단어를 줄줄이 외우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아이들이 정말 영어를 잘하느냐?

 

1. 초등 의대반 열풍, 레벨 테스트. 무엇을 위한 불안일까?

아닙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다가 '차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아이들은 부모에게 이 한국어의 의미를 묻는다고 해요. 그런데 한글로 설명을 해줘도 잘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듣다 못한 부모가 'gap' 짧게 외치면 그때서야 아하 1 하고 읽는다고 합니다. 문맥에 의존해서 그 콘텍스트로 단어의 뜻을 유추하는 것도 한계가 있지요.

 

과연 이런 아이들에게 에세이를 쓰게 하고 단어를 단어장을 주야장천 떼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에세이를 쓴다는 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건데요.

 

저는 이것이  부모들의 불안을 부추기는 기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의 모국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모국어 환경에 있다면 이 아이가 어떤 주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기의 논리를 전개해 나갈 수 있겠습니까?

 

 

2. 한자교육의 부재, 문해력 저하의 원인

우리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건 우리나라 사람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한자 문화권에 속해 있는 우리는 한자를 배워야 하는데요.

상대적으로 제가 공부하던 시대에 비해서 요새는 영어를 더 강조하지, 한자 교육에 소홀한 측면이 있습니다. 교육과정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든 교육과정의 개념어들이 대부분 한자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비문학이든 문학이든 또 어떤 수학 문제를 풀든 수학의 개념 또한 한자어로 되어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영어로 교육과정상에서 개념어를 다루는 것은 영어 교과밖에 없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한자 교육에 도외시하게 된 것일까요? 입시 문제를 떠나서 지금 입시 방향에 잘못된 정상적인 어떤 유행이 돌고 있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교육 과정에서 지키고 있어야 할 본질적인 핵심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자꾸 다른 배워야 할 것들을 추가하고 추가하는 과정에서 원래 있었던 본질적인 교육의 내용들은 지금 빠져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AI나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다고 하는데 제가 AI를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이것은 초등학생에게 극히 선택적으로 적용해야 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활동에만 매몰돼서 그 시간에 배워야 할 학습 주제에 본질적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3. AI 시대, 문해력이 중요한 이유

저는 지금까지 AI 관련한 자료도 많이 올렸는데요. AI를 만약 비판하려면 공부를 한 다음에 정말 내가 그것에 대해서 잘 안 다음에 비판해야겠다는 마음으로 AI교육을 많이 접목시켜도 봤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 교육의 본질이 문해력 교육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문해력이라 함은 기초적인 개념어, 단어, 한자 교육을 포함해야 합니다. 심심한 사과 금요일이라고 금일을 표현하는 아이들 지금 무언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래 교육을 논할 때 각종 기기, 플랫폼, 소프트웨어, 디지털 교과서 등을 강조하기보다는 그 안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를 중요시해서 신중하게 도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초등 의대방 열풍에 있어서 아이들이 노여질 환경이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교육의 양극화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제한된 기회 등은 누가 보장해 줄 수 있을까요?

 

만약에 우리 한국에서 페이스북이 나왔다면 더 일찍 나왔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다모임', '싸이월드'와 같은 그런 플랫폼이 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수익 적자 등으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습니다. 미국에는 유튜브라는 기업이 정말 승승장구를 하며 세계인의 플랫폼이 되었죠. 그런데 한국에도 판도라 tv라는 플랫폼이 있었습니다.

 

왜 한국인이 이렇게 뛰어난 콘텐츠와 자질을 갖고도 진일보하지 못하고 기업이 발전하지 못할까? 정책적인 문제, 국내 시스템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저는 결국은 교육의 문제에서 또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외국의 것을 따라 하는 것이 좋은 게 아니고, 남들이 한다고 해서 그것을 같이 무지성으로 쫓아가는 게 아니어야 합니다. 부모 각자가, 교사 각자가, 그리고 정책 당국이 합의된 교육철학을 가지고 굳건하게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할 때 어떤 방향으로 교육이 나아가야 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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