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학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의미한 행동의 변화일까요? 아니면 능력이 변화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학습의 정의를 나름대로 내려보겠습니다.
학습의 의미?
- 학습(學習)이라는 한자어를 풀면, 배우고 익힌다는 뜻입니다. 일정한 지식, 이해의 발달, 인식의 발전, 감정의 심화, 습관 형성 등 일련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제반 행동을 말하지요.
- 학습은 여러 상황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는 과정, 혹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기억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상기하는 일을 뜻하기도 합니다.
- 이러한 '지속적인 변화'는 성숙과 학습을 통해 일어납니다. 성장이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다들 아시지요? 키와 몸무게 등은 유전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학습은 [환경]에서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심리학자들은 학습을 서로 다른 의미로 정의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종교계에서조차 학습은 자주 쓰이는 용어로, 처음 입교한 신자에게 세례를 받기 전에 행하는 기독교 의식의 한 가지를 말할 때에도 학습이란 말을 쓰죠.
여기에서는 학습을 세 가지 의미로 살펴보겠습니다.
1. 행동주의와 행동의 변화 관점
- 전통적 행동주의는 행동에 관한 이론에 대하여 반사적 행동, 조건 반사를 연구의 기본 단위로 간주합니다. 여기서는 심리학적 연구의 과정에서 과학적 방법과 실험적 기술을 주로 적용한 거죠.
- 반면 현대의 행동주의 심리학(신행 동주의)은 이러한 전통적 행동주의를 출발점으로 해서, 실증주의의 인식론, 방법론에 바탕을 둔 [가설-연역적 접근법]을 통해, 행동의 [양적 법칙]의 확립에 주된 목적을 둡니다.
- 그래서 행동주의자들은 학습을 연습, 경험을 통해 일어나는 행동의 [지속적인 변화]로 정의합니다. 이때의 행동 변화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비교적 영속적인 변화를 포함합니다. 행동주의는 또한 학습이 주의(attention), 파지(retention), 생성(production)의 세 단계를 거쳐 일어난다고 주장합니다(Arends, 1998).
- 가네(Gagne, 1985)를 포함한 일부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학습의 인과적 설명 체계의 하나로 [정보처리 이론]을 제시합니다. 인간은 감각적인 수용기관을 통해 외부 자극을 선택적으로 수용하여 이것을 단기 기억이나, 장기기억으로 내보내는 정보처리 과정을 갖는다는 것이죠. 이 정보처리 이론은 행동주의+ 인지론을 접목시킨 이론으로, 컴퓨터의 발달과 함께 더욱 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과학교육의 현장에서는 통합성이나 실용성이 부족한 학습이론이지요.
2. 발달심리학과 지능발달
- 발달심리학은 1950년대 이후부터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명칭입니다. 이는 학습과 성숙, 발달을 크게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발달심리학은 인지 구조가 변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설명하는 측면에서 인지론과는 다릅니다. 특히, 피아제의 지능발달 이론을 지지하는 발달심리학자들은 [인지구조의 질적 변화]를 학습으로 정의하지요.
- 그들에 따르면, 아동들이 가진 개념 체계인 [도식]은 점진적으로 분화하거나 새로운 도식으로 대체되어 발달합니다. 발달심리학자들은 전자를 약한 재구성으로, 후자는 강한 재구성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갖고 있는 지식의 지도인 도식이, 개념적으로 변화하는 게 곧 학습이라고 보는 것이지요.
- 오늘날에는 발달심리학자들이 실험적 방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실험심리학은 조작주의가 제시한 방법론을 받아들여, 다양한 실험 기법과 관찰법, 조사법 등을 겸해서 활용합니다.
3. 인지론과 인지구조의 변화
- 인지론은 마음의 내부 구조와 과정이 갖고 있는 특성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인지심리학으로도 일컬어지는데요. 이 인지론은 [지각, 판단, 기억, 추론, 학습]의 사고 과정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동시에 방법론적으로는 [실험심리학]의 전통을 이어받으므로, 과학적 실험을 통한 '실증'을 중요시하기도 합니다.
- 인지론은 학습할 내용과 그에 관련된 기존 인지구조가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 있게 연결됨으로써 학습이 일어난다고 봅니다. 이와 같은 오슈벨의 유의미 학습은 학습을 새로운 개념의 형성, 기존의 개념 분화로 설명하지요.
- 학습의 의미와 특성에 관해서는 발달심리학자와 인지론자의 견해가 같습니다. 그러나, 그 인지구조의 본질을 해석하는 '관점'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우선, 발달심리학은 인지구조를 논리적, 수학적 특성을 지닌 조작적 능력으로 가정하지요. 하지만 인지심리학은 개념적 지식과 그 체계로 봅니다.
- 예를 들어, '열'에 개념에 대해, 발달심리학자들은 그 개념이 내재한 선험적, 추상적인 속성을 말합니다. 그러나 인지론자들은 온도, 불, 에너지 등의 여러 구체적인 개념과, 그것들로 이루어진 체계로 '열'을 설명합니다.
- 이렇게 학습이 '인지구조'의 변화라고 본다는 점에서 발달심리학과 인지론은 [구성주의] 심리학에 포함이 됩니다. 구성주의는, 관념론적 실체론과, 상대주의 인식론에 기초합니다. 그러니 과학지식이 가설-연역적 특성을 지닌다고 보고, 인지구조를 이루는 개념의 변화를 학습이라고 보지요.
자, 이렇게 우리는 여러 의미로 해석되는 학습의 본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학습이론은 이렇게 기술적인 특성을 지닙니다. 문제는 학습 이론이 학습되는 과정만을 기술하지, 교수-학습 방법의 그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겨우 그 과정의 모형을 암시하고 있을 뿐이지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직접적인 교수-학습 전략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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