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Fish is fish, 그리고 과학 교육
Fish is fish는 90년대부터 연구되어 온, 인지적 비평형, 오개념 등을 비유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언어적인 전달을 통해 바깥 세상이 어떠하다는 이야기를 개구리로부터 들은 물고기는 자신의 상상 안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깥 세계를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물고기 스스로가 경험하기 전까지는 실재하지 않은, 머릿속의 세계일뿐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의 학교 과학교육, 과학 학습에 어떤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을까?
첫째, 과학학습의 모델, 상호작용적 측면이 갖는 중요성
혼자서 하는 사고실험만으로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은 매우 높은 수준의 학습자의 이야기가 아니라면, 어려운 일이다. 교수-학습의 이론은 보통 teaching과 learning의 관점으로 이야기 한다. 가르침이 있어야 배움이 있고, 여기에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interaction) 뿐 아니라, 학생 간 상호작용도 과학학습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고츠키도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인지심리학을 기반으로 하여, 언어발달에 중점을 두었다. 결국 실험을 하고, 관찰을 하는 과학 과목이라 할지라도, 언어를 중심으로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둘째, 과학학습에서 교사의 역할
언어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문자언어, 말하기언어, 바디랭귀지 등의 다양한 언어들이 어떻게 교실 현장에서 펼쳐지는지 살펴보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게 과학교사의 역할이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통합의 역할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고기가 개구리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뿐 아니라, 바깥 세상의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그림그려보고 숨쉬기 등의 체육활동을 함께 했다면 밖으로 나가는 무모한 시도를 하는데에 더 신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아름다운 동화이기 때문에 물고기가 다행스럽게도 개구리를 만나 다시 물 속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아주 위험한 실험이지 않은가! 비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위험한 실험은 물고기의 생명을 앗아가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과학 한 과목 뿐 아니라, 여러 영역(국어, 수학)과 과학교과를 통합하는 것은 과학 수업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조작활동, 탐구 기반 활동, 언어수업 등이 결합되어, 그것이 학생들의 일상 체험과 연관될 때, 과학 내용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가 높아진다는 것이다(Romance Vitale, 2001; Varelas et al., 2012). 이러한 교과 통합은 과학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열정도 촉진한다(Patrick et al., 2009).
셋째, 과학교사로서의 정체성
바깥 세계를 궁금해하는 물고기를 바라보며,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교사 수업을 제한하거나 지원하는 요인 말고, 또 중요한 요소는 교사의 정체성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사회로부터 초등교사로서 받는 무한한 요구와, 그 가운데 교사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시켜 나가는 데 매우 좌절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 물고기에게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과학 수업 공동체는 이런 고민을 하는 초등 과학교사들에게 물고기의 친구와 같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교사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발달시켜 나가거나, 서로의 아이디어에 감화를 받는 것이다. 스팀, 인공지능 등의 연구회 도 이런 역할을 한다. 이번학기 이 과목에서 그러한 연구회, 공동체를 만나 나의 구성중인 정체성을 발달시키고, 아이들에게 좋은 과학교사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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