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선거 공보물이 왔습니다.
형형 색깔의 공약들이 '날좀 보소' 자세로 여기저기 쓰여 있습니다.
교사에게는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있기에 어느 후보를 지지하지 못하지만, 공약을 보고 잘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투표권 자니까요.
그러나 선거 공보지가 올 때마다 제 손은 부르틉니다.
스테이플러가 찍혀온 모든 공보지들을 찢어서 분리하고 떼어내야 하니까요.
덕분에 공보지를 샅샅이 잘 읽어볼 수가 있습니다. 😑
당을 보고 뽑는 것이 아니라 공약을 보고 뽑아야지요.
거기에다가 공보지를 잘 싸고 온 봉투도 자신의 역할을 잘했으니, 분리수거해서 버려야 합니다.
이름이 잘 보이도록 투명 비닐로 감싼 부분은 손을 잘 집어넣어서 떼어내야 분리수거가 됩니다.
재활용을 하려면 비닐 떼기는 필수이지요.
이렇게 산처럼 쌓인 공보지 무더기와 스테이플러 조각들.
잠시 부어오른 손가락을 매만지며 성찰의 시간을 가져 봅니다.
나 혼자 이렇게 분리수거 하겠다고 동동거려 본들,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게 더 많겠지?
몇 명이 이렇게 하는게 의미가 있나?
분리수거조차 되지 않고, 버려지는 공보 지는 전국적으로 또 얼마나 될까요? 😅
다음 세대를 위하여 자신의 한 몸 바쳐 일하겠다는 후보자들의 목소리는 이렇게 묻히고 마는 걸까요?
생태교육을 하고 있다는 학교에서도 만만찮은 쓰레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미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삶에 우리들은 너무 무감각하고, 무책임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선거 관리 위원회에게 요구하고 싶습니다.
선거 공보지는 분리수거 하기 쉽게! 심 없는 스테이플러로 좀 찍어 주세요!
진짜 환경을 생각한다면! 분리수거 하자는 어구 하나만이라도 더 넣어주세요.
그리고 선거에 나선 모든 정치인에게도 요구하고 싶습니다.
자신에게 표를 찍어달라고 하지 말고, 심 없는 스테이플러로 공보 지를 찍어 주세요!
진짜 우리 지역을 생각한다면, 환경을 생각하는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한번 쓰고 버려지는 현수막 같은 거, 재활용하는 방법도 고민해 주세요.
윗세대가 마구 남용하는 이런 자원들에 대하여, 누구보다 분노해야 할 사람은 우리 어린이들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들이 분노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건, 생태교육을 하는 우리 교사들일 거고요.
우리는 그래서 미래를 위해 힘써야 하는 숙명을 갖고 태어났는지도 모릅니다. 😂
매일 공부하면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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