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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 적어두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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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이 조금 늦었지만,  신규 교사를 대상으로 하여 융합교육과 마술을 콘텐츠로 한 강의를 진행하고 왔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10년 전에 그들과 같은 자리에 있었던 나는 이제는 선배 교사라는 이름으로 그들에게 강의를 하게 되었다. 

 

이상하게 마음이 더 무거웠다.

나는 옷장 속에 있던 옷을 꺼냈다. 10년 전에 내가 면접에 입고 갔던 그 옷을 꺼내 입었다. 초심이었다.

강의를 하다 보면 내가 하고 있는 교육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전달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어느새 내 방식에 대한 자신감이 확신으로 굳어지고 오만함을 갖고 있진 아는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 것 같다.

조직에 처음 들어와서의 그 당혹감. 수업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의 좌절감. 친구로부터 왜 이렇게 넌 박봉이니 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굴욕감. 신규 선생님들께서 내가 겪었던 그 감정들을 모두 겪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졌다.

 

나는 좋은 교사가 아니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구를 하면서 나는 더더욱 행복해졌다.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고, 돈이라는 월급이라는 가치로 재단되지 않는 또 다른 가치가 있다는 것도 배우고 있다.

 

그리고 나는 선생님들에게 초등 교사의 정체성에 대해서 말했고 이것이 어떤 선생님에게는 이 힘든 현실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한다.

 

10년 동안 입었던 이 옷은 많이 낡았다. 그렇지만 나라는 사람은 낡지 않으려고 한다. 10년, 20년이 지나도 초심을 잃지 않고 싶다. 

마술을 교육과 연관시켜 선생님들과 함께 웃고 나누면서, 어떤 선생님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는 걸 보았다. 어쩌면 이 웃음꽃이 내일 그 선생님의 반에 학생에게 또 필지도 모르겠다. 아니 피었으면 좋겠다. 어떤 선생님들은 그런 말을 하고는 한다.

외부 강의하는 사람 치고 제대로 일하는 사람을 못 봤다는 말이 있다. 나도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내 교실에 내 학교에 본분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면서까지 콘텐츠를 만들고 선생님들과 나누는 일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나는 전형적인 무계획 자라서 실수도 많다. 그 실수를 채워주는 건 오롯이 동료 교사의 몫이기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깨가 더욱 무겁다.

좋은 건 나누고 보자는 나의 원칙 때문에, 나의 본분으로 지켜줘야 하는 우리 아이들 그리고 동료 선생님 학교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까 봐 늘 걱정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콘텐츠를 보며 눈빛이 빛나고 더 나은 수업을 위해 내 자료가 도움이 되었다는 선생님들의 응답을 받을 때면 힘이 난다. 내가 가진 소명이기 때문에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앞으로도 내 본분과 내 소명 사이에서 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초심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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