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 화폐 경영을 시작한 지도 16주가 넘어갑니다.
지금껏 발행한 화폐가 8만 별이 훌쩍 넘습니다.╰(*°▽°*)╯╰(*°▽°*)╯
적극적으로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tmi 주식, 음악 저작권 등에 투자한 친구들은
나름대로의 희로애락을 겪는 중이고😂
풍파를 원하지 않는 안전 제일주의 친구들은
예금 통장에 넣어 절대 빼지를 않습니다.
혜택권, 사업 투자 등을 해도 돈이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 저 돈 많은데 돈 뿌리면 안 돼요?"
"뭐??????"😂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인플레로 인해 세계에서 단위 가치가 가장 낮은 화폐인 볼리바르화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오삼불고기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한 건가.... (속으로 울었음.... 내가 결코 몸무게 조절에 실패한 게 아니라고!!)
"선생님, 그럼 어디다 쓸지 소비처를 회의해볼게요!"
거의 매주 스스로 주제를 찾아 회의하는 기특한 아이들입니다.
(그래, 공부하기 싫어서가 아닐 거라고 믿는다)
1. 돈이 남는데......😒 어디에 소비를 해볼까?
기특하게도 생태교육을 중시하는 저희 반의 특색이 드러납니다.
소비 증진 방안 후보
식물을 팔자.
마음에 드는 사업에 투자하자
돈을 그냥 뿌리자(????????)🤷♂️
벌금을 올리자.
재단을 만들자.
기부하자.👍
기부하자는 의견과, 재단을 만들자는 의견이 과반수에서 높은 비율로 결정되었습니다.
평상시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나 기부 문화에 대해 가르친 적이 없었는데....
진심으로 아이들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받았습니다...😢
2. 기부가 뭘까? (feat. 기부 재단)
위키백과를 보면, 기부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선 또는 대의를 위해 재산 등을 내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학생들에게 이 기부의 의미를 알려주면서, 기부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원봉사와 기부를 결합한 재능기부, 모발 기부 등 기부의 형태도 다양하고 방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이 선택한 것은 재단 설립이었습니다. 독립적인 재단이 자립성을 갖추고, 재단의 의지에 따라 적극적인 기부를 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재단 설립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돈이 들어간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삼성, LG, 현대 등의 대기업에 설립된 재단을 알려주었습니다. (네이 X에 쳐서 재단 사이트 하나하나 같이 들어가 봤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재단에서 발생하는 비리나 사기에 대해서도 노파심에 알려두었습니다.
일명 먹튀..... 그렇기 때문에 재단의 이사장은 가장 믿을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죠.
(횡령하고... 그러면 안된다고 하니 아이들 크게 웃음... 👀 뉴스에서 많이 보았다고 합니다)
수억이 넘는 기부금이 모여 엉뚱하게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된다거나 하면 안 되니까요. 국가가 관리하는 게 아니고, 개인 단체가 관리한다는 점에서 재단의 허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3. 재단의 이사장을 뽑다.
그래서 학생들은 상세하게 집행 내역을 공개할 수 있는 믿을만한 사람을 뽑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마치 1학기 초반에 했던 회장 선거처럼, 왠지 모를 긴장감도 돌았습니다. 우선 타천에 의하여 A라는 학생이 추천되었습니다.
평소에도 자신의 맡은 일(은행원)을 잘 해내서 친구들에게 신용도가 높은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선행을 많이 베풀어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도 많이 도와주었다고 칭찬이 자자합니다. 👍
그 칭찬을 듣고, 자신도 이사장이 되고 싶었던 학생 B는 슬그머니 지원하지 않겠다고 손을 내렸습니다. 거의 학생들의 만장일치로 인해 A 학생이 재단의 이사장이 되었어요. 🎉🎉🎉🎉
앞으로 오삼불고기 반에서 어떤 기부와 선행이 이루어질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재단의 이름을 선정하기 위해 아이들이 4가지의 재단 이름 후보를 제출했습니다. 이 중에서 재단 이사장이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고르기로 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사장의 이름이 들어간 재단 이름을 골랐네요 :)
학생 C는 자신이 월세 주고 있는 A학생이 무려 재단의 이사장이 되었다며,
땅값이 오를 것 같다며 껑충껑충 뛰며 좋아했어요...🙌
(무슨 상관이냐고 ㅋㅋㅋㅋ현웃 터짐...ㅋㅋㅋㅋㅋㅋㅋ)
또 하나의 단체가 우리나라에 생겼고, 장부 마련, 기금 활용방안 등 제가 생각해내야 할 고민들이 더 많아졌네요...🤦♂️🤦♂️
그래도 매일매일 자라나는 우리 오삼불고기들을 보며 흐뭇한 마음이 듭니다. 아마도 올해 말 정도에 가면 훌쩍 커 있을 것 같아요.. :) 부족한 선생에게서 많은 걸 배우고 커나가는 것 같아 마냥 고마울 따름입니다!
지금처럼만!!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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