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학생들이 하교하고 교실 청소를 하다가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닥터 피시가 죽어 있는 겁니다. :(
저희 반 경제 금융교육을 하면서 나름대로 어부도 있는 상태입니다. 4개월 동안 먹이도 주고, 가끔 지칠 때면 쳐다보면서 기운을 주던 귀여운 녀석인데....
뭔가 날씨가 더워지면서, 물의 부영양화가 일어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창가 쪽에 두지도 않았는데... 하.
그래도 우리 반에서 4개월 넘게 동고동락 해온 친구들인데, 학생들에게 바로 알려야 할 것 같아서 알림장에 올렸습니다. 아이들도 적잖이 충격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1. 닥터피시 장례식
그리고 오늘, 닥터피시의 장례식을 거행했습니다. 어부 직업을 맡은 아이는, 제가 검은색 옷을 입고, 슬픈 음악을 틀어주자 눈물의 수도꼭지가 열린 듯했습니다.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몇 명 아이들 빼고는 슬픔의 눈물을 보이더라고요... 아이들의 순수함에 저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죽음을 기억하고, 생명체와의 추억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과정은 꼭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다음 생애는 매운탕으로 끓여준다는 학생.... 나름 분위기 전환하려고 노력하더라고요, 하하:) )
2. 닥터피시 수목장
아이들과 함께, 1층 화단으로 내려갔습니다.
학교 화단의 나무 밑에 구덩이를 파고 닥터 피시를 묻어주었습니다. 수목장을 함으로써,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먹이를 주던 숟가락을 삽으로 이용해, 뿌리 근처에 구멍을 팠습니다. 그리고 닥터 피시를 고이 묻고 흙을 토닥토닥 덮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띠 골판지를 이용해서, 십자가를 만들어 세우더라고요.
아이들이 죽음이란 추상적 개념에 대해 경험한 하루였습니다.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슬퍼하고, 충분히 애도해 줌으로써 생명을 더욱 사랑하고, 경외할 수 있으리라 믿어 봅니다.
오늘은 순수한 아이들의 눈물에 감동으로 젖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 아픈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 닥터 피시도 하늘나라에선 깨끗한 물에서 헤엄치고 있으리라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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