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융교육

학급 화폐 경영의 한계점과 유의사항을 알아보자.

by _❤
반응형

세금 내는 아이들 유튜브로 시작된 학급 화폐 경영에 대한 열광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경제교육도 늘 그렇듯 한 때의 교육 시류, 유행일 수도 있다.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연수까지 진행했던 나로서는 이 경영방식의 장점이 크게 다가오지만,

인간 만사가 모두 그렇듯, 장점만 갖고 있는 시스템은 없다. 

오늘은 이 학급 화폐 경영의 한계점과 유의할 사항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1. 교사 개인 역량이 큰 변인

자살률 1위의 나라,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을 많이 감수하면서 도박적 투자를 하는 나라는 한국이라고 한다. 

코로나 사태 직후 급등하는 자산시장과 커지는 빈부격차를 목격하면서, 교사들은 자본주의를 위한 교육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피케티의 책처럼, 자본소득이 노동 소득을 압도하는 시대가 도래해 버린 것이다.

어떤 교사는 부동산, 주식, 코인 등에 대한 풍부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낙관주의적 관점을 취하며, 적극적이고 공격적 투자를 강조할 수도 있다. 혹 다른 교사는 자신의 투자 실패를 바탕으로, 보수적이고 제한적인 투자액 배분을 강조할 수도 있다. 만약 경제 교육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 않은 교사라면 운영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제는 국가 교육과정이 아니라, 교사 교육과정의 시대이고 교사의 '영 교육과정'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어떤 교사를 만났느냐에 따라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경제교육연구회에서는 학년별, 학기별 금융교육과정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이는 교사 변인을 최소화하고, 금융교육 자료의 질적 수준을 어느 정도 맞추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다. 

교사들이 갖는 한계가 아니라, 자료를 함께 나눔으로써 더 다양한 교육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02.24 - [금융교육] - 2022 개정 교육과정, 경제가 선택과목이 될 경우를 대비한 금융교육 자료 풀세트(by. 경제금융교육연구회)

 

2022개정교육과정, 경제가 선택과목이 될 경우를 대비한 금융교육 자료 풀세트(by. 경제금융교육

경제금융교육연구회 선생님들과 이번 겨울방학 동안 큰 일을 했습니다! 추운 겨울,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칼바람을 맞으며 줌 회의를 시작하던 때가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집단 지성으로 프로

schoolforkids.tistory.com

 

2. 학급 화폐 경영은 자본주의 세뇌 교육인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구조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영영 요원한 것일까?

자본주의에 대해 신나게 가르치다 보면 학교가 자본주의 안에서 지켜져야 하는 최소한의 공간인데도, 우리가 벌써부터 아이들을 지나치게 자본주의 사회로 내모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우리 교실은 성장보다 분배와 나눔이라는 측면을 더 강조하고 있다.

경제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반은 그 어느 경영 방식보다 학급 회의를 자주 한다. 

필요하다면 1주일에 1번이 아니라, 2번도, 3번도 할 수 있다. 

2022.03.17 - [금융교육] - [경제교실] 3월 3주, 학급 어린이 회장단을 중심으로 국민회의를 개최하는 방법(회의록 첨부)

 

[경제교실] 3월 3주, 학급어린이 회장단을 중심으로 국민회의를 개최하는 방법(회의록 첨부)

이제 슬슬 각급 학교에서 전교 임원, 학급 임원 선출이 끝났을 때입니다. 프로젝트 학습으로 진행하다 보니, 주도권을 자연스럽게 학생에게 주기 위해서는 학급회의만 한 게 없습니다. 😊 올해

schoolforkids.tistory.com

학급 회의 자체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시스템 자체가 일방적으로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수용하고 끝나는 교육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많은 tv 프로그램들이 편성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자본주의 지식에 대해 강조하고, 돈의 가치를 강조한다. 

 

그러나 교실에서의 경제교육은 조금 달라야 한다. 필자는 기부와 나눔이라는 가치관을 강하게 반영하기 위하여, 경제 민주화의 개념을 실현하기 위하여 본격적인 프로그램 전에 '가치관'에 관한 수업을 재구성하여 편성하고 있다. 또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다음에는 프로젝트의 마무리로 기부 활동을 하러 나간다. 

작은 사회인 교실에서 아이들은 누구나 성공할 수 있고, 누구나 투자할 수 있다. 자본주의에 치중한 교육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자본'이라는 도구를 통해 경험할 뿐이다. 도구는 도구일뿐, 학급 경영에서 목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학급회의를 한다. 학급회의 과정에서 경제 교육은 자연스럽게 정치 교육과도 연결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흐름인 민주시민교육과도 직결된 지점이다. 그 점에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순응 교육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3. 경제교육이 아이들의 투자 결과도 책임질 수 있는가?

오르기만 하는 자산은 없고, 성공만 하는 투자도 없다. 

가끔은 주식이나 코인에 대해 알려주는 게 조심스러워 꺼려질 때도 있다. 

그만큼 그 아이의 인생에 있어서 투자의 실패는 엄청난 상처를 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본의 크기 때문에, 또 제한된 정보 때문에 투자하는 개미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기도 하다. 

그 아이가 커서 투자 실패의 쓴 맛을 보는 정도가 아니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어떤 투자 자문회사, 투자정보 콘텐츠가 그렇듯이, 교육이 투자의 결과를 보장하지도 않고 책임질 수도 없다는 것이 책임감이 되어 어깨를 짓누른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이들에게 이런 시대의 흐름을 읽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부가 대물림되고, 투자 지식이 대대손손 이어지고, 지식뿐 아니라 경험이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학교교육에서 당연히 가르쳐져야 하는 기본적인 내용들은 꼭 경험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철학이다. 책임지지 못할 거면 아예 시도도 하지 말자는 생각보다는, 투자에 있어서 기본적인 지식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목표이다. 

 

또한 투자를 통해 재테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는 것, 또 국가 권력과 자본 권력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 또한 중요한 교육 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사실 나또한 개미이자, 투자지식이 전무한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아이들의 교육에서 이 부분을 다룬다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월급만으로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가 위태로운 앞으로의 미래 사회에서 우리 사회가 좀 더 단단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맥락을 제시해주고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게 나의 직업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연구회 등의 다양한 노력을 통해 그 내용을 더 섬세하게 다듬어 나가고자 다짐해본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