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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아이들의 감정만을 우선하는 것이 진짜 교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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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이 자라서 큰 나무가 되기까지는 수천번 흔들린다.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자라기도 하고, 뿌리가 썩기도 한다. 중간중간에 누군가는 가지치기를 해주어야 큰 나무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이 가끔은 실수도 한다. 솎아주기, 가지치기가 많이 필요한 어린 새싹들이다.

 

담임교사, 특히 초등학교에서의 담임교사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신경이 곤두서 있을 때가 많다. 

생활지도 때문이다.

묘목인 이 어린 나무가 큰 나무가 될 수 있도록, 가지 치기를 위해 지도를 해주는 직업이다.

때로는 웃으면서, 때로는 엄격하게.

매번 좋은 말만 해주는 것은 아이에게 도움이 안된다. 그래서 친절하지만, 단호한 교사가 나의 롤 모델이다.

 

감정을 받아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아이가 억울하다면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감정을 무작정 받아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감정을 매번 받아주면, 씨앗은 썩기 마련이다. 응석받이 어른이 될 뿐이다. 잘못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것과 감정을 받아주는 것이 함께 가야 한다.

아이들이 억울한 감정으로 인해, 본인의 잘못이 희석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눈물이 곧 증거'라며, 울고 불고 하면 어른이 잘못을 덮어주리라고 기대한다. 특히나 가정에서 그런 식으로 훈육받은 아이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에 온갖 살을 붙여 모략(?)을 펼치는 스킬도 장착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은 축소하거나 은폐한다. 

감정을 받아주는 것에 그만 본질이 경도된 부모들은, 부모이기에 그 아이의 눈물에 마음이 약해지게 된다. 

네가 뭘 잘못했느냐보다, 우는 걸 달래기에 급급하다. 

 

그러면 그 아이는 어떻게 자랄까?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은커녕이고,

울면 어른들이 넘어가 준다는 진리가 학습되고 만다.

그릇이 커질 수 있는 기회를 자의적으로, 타의적으로 뺏기게 된 것이다.

 

나무가 잘 자라려면, 눈도 맞고, 서리도 맞고, 비도 맞는 시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자신의 잘못을 지적했다고 해서, 혹은 잘못을 할까 봐 선생님께서 해주는 조언을 고까워하고 투정하는 사람은 큰 나무가 될 수 없다. 나는 우리 반 모두가 한 명도 빠짐없이 큰 나무가 되어 세상의 빛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게 내가 아이들을 위해 매일 노력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지금의 작태는, 참으로 안타깝다.

학교에서 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원, 소아과, 노키즈 존, 맘카페 등 다양한 사회 면면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https://www.dmitory.com/issue/279445609

 

이슈/유머 - 저는 13년차 학원 강사입니다. 학부모 진상은 소수가 아니라 대다수의 문화입니다.

익명 정보 커뮤니티 사이트. 이슈, 유머, 연예, 드라마, 미용, 패션, 만화, 애니, 게임, 재테크, 직장인, 스펙업, 노벨정원, 헐리우드, 스포츠 등

www.dmitory.com

 

자신이 겪었던 일부 교사들의 문제점들을 투영해서 보는 사람들이 있다.

권위주의적인 교실, 교사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교실? 일부 과거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들을 감싸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렇지만 그것들이 전체 교사들에게 확대, 일반화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고, 교사 또한 다양성을 갖고 있다. 다양한 방식의 교육 철학, 훈육 방식에 적응하고, 배워가는 것도 아이들의 몫이다.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고칠 수 있도록, 짚어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다. 멀리 보지 못하고, 눈앞의 내 감정에만 급급한 것이 결국 아이를 망친다.

 

이런 사회적인 현상이 무력한 교사를 만들고, 무력한 학교 시스템을 만든다. 

최근 들어 더욱 커지는 2030 교사들의 교직이탈 현상은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그 대가는 우리 사회 전체가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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