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구방법론

교육학 학위 논문 작성을 위한 IRB 신청 시 유의할 사항

by _❤
반응형

논문을 쓴다는 것은 일반 교육콘텐츠를 만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영역의 일입니다. 특히 교육학 논문의 경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측면에 대한 고려가 더 엄격한데요. 제가 겪고 있는 시행착오들을 후배님들께서는 겪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짧게 정리하여 봅니다. 특히 사범대, 교대 학위에 적용되는 내용인데요. 인터넷에는 별로 경험담이 없어서 부끄럽지만 용기 내어 올립니다.

 

1. 연구에 비동의한 학생들은 어떻게 할 건가요?

저는 연구계획서에 "수업 및 연구에 참여하지 않음으로 인한 불이익이 없음을 동의서에 명시할 예정이다."라고 명시하였습니다. 그런데 IRB를 심의하시는 위원들분께서는 이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내셨습니다. 만일 이 연구를 제가 정규 수업 시간에 수행한다면,  연구 불참 의사를 밝힌 학생들은 정규 수업 시간에 어떤 교육을 받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제시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연구 와중에 학생들의 교육 결손이 발생해서는 안될 텐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수업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방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연구자인 교사는 엄연히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연구를 참여하는 학생이라 할지라도 수업 참여에 대한 적극적 거부 행동, 연구자의 연구에 대해 부정적 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때 동의했던 학생이라도 연구에서 배제하는 것이 맞는지, 배제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입니다. 

 

2. 연구기간 2년은 너무 길지 않나요?

연구계획서의 승인 유효기간은 보통 1년입니다. 연구를 1년 이상 지속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1년에 1회는 연차지속심의의뢰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자료 수집을 10일로 하고, 연구 지속 기간을 1년 7개월 정도를 잡았는데요. 박사 논문이 워낙 부담스럽기도 하고, 걱정이 되어서 일부러 넉넉히 잡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수정할 대상이 되었습니다. 연구기간이 자료 수집 기간에 비해 너무 길다는 것입니다. 1년 안으로, 혹은 자료 수집 기간을 고려하여 선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혹은 2년 가까이 잡아야 한다면 그 사유를 연구 계획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3. 연구 관련 동의서 수합 마감을 밤 12시로 할 수 있나요?

IRB 심의를 받는 과정에서도 심의 위원들께 정말 배우는 게 많았습니다. 특히 뒤통수가 얼얼했던 것은 이 부분이었습니다. 첫째, 제가 수합 기간을 밤 24시로 마감하도록 해두었는데요. 이게 물리적으로 가능한 수합 시간인지에 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IRB에 있어서 두루뭉술하게 생각하거나, 실현 불가능한 안을 제시하는 것은 안됩니다. 

 

4. 연구 관련 안내문을 학교장 명의로 가정통신문 내보내기를 할 필요가 있나요?

저는 온라인 알림장과 더불어 가정통신문 파일(오프라인)로 서면 동의서 및 모집 문건을 학부모에게 전달하려고 했는데요. IRB 심의요건에서는 이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합니다. 연구자 개인이 수행하는 것인데 학교장 명의로 나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개인적인 연구를 학교에서 운영하는 공식적인 프로그램으로 잘못 인식할 가능성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저는 막연하게 학교에서 나가는 문서라면, 이왕이면 가정통신문 형태로 증빙자료를 만들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생각해 보면, 프로그램의 교육적 효과를 하는 연구라 할지라도, 동의하는지의 여부는 온전히 아이들과 그 보호자의 몫입니다. 이것을 강요해서도 안되고, 잘못 전달해서도 안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교사가 연구자인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교사의 전문성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개인적인 부분입니다. 연구자라고 해서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업을 한다는 것이 100%는 아닐 수 있으니까요. 연구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모든 영향을 분명히 고려해야 하겠지요. 이는 사범대, 교대 등 교육학 논문에서 특히 중요한 연구 윤리일 것입니다. 제 성격상 꼼꼼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번 IRB 승인을 공부하면서 크게 도움을 받았던 것 같아요. 특히, 공적인 부분과 사적인 부분을 분명히 나누어야 함을 이번 일을 통해 분명히 배우게 되었습니다. 

 

우리 후배 연구자님, 선생님들께서도 논문 연구를 하기로 마음먹으실 때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으리라 생각합니다. 학위가 있다고 무조건 승진하는 것도 아니고, 월급이 오르는 것도 아니거든요. 이렇게 IRB, 논문심사 과정을 거쳐 가면서 자존감도 후드득 떨어집니다. 특히 교사들은 누군가에게 쓴소리를 듣는 경험이 잘 없지요.  어렸을 때부터 범생이로 자라왔고요.  어떨 때는 왜 내가 스스로 시간과 돈을 버려가면서 이렇게 책상머리에 앉아있나 후회도 될 겁니다. 제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저의 취약한 부분들을 이렇게 공유하는 이유는 후배, 동료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입니다. 학위 과정에서는 이렇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사고과정에서 조금씩 나아가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저의 성장 과정을 소소하게 공유하면서, 많은 선생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 존재, 파이팅!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