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까지 다루었던 구성주의의 핵심 학습원리는 "상황적 학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식이 만들어지고 습득되는 것은 항상 구체적인 상황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에 문제 중심 학습(Problem-Based Learning:이하 PBL)은 구성주의의 학습 원칙을 충실히 반영하는 대표적인 학습 모형입니다. 오늘은 5학년 1학기의 [용해와 용액] 단원에 이 구성주의적 실천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학습 목표의 구체화
- PBL에서 다루는 문제는 우선 비구조화된 것이어야 합니다. 즉, 정답이라는 형태로 제한되는 게 아니라, 여러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문제여야 합니다.
- 학교 상황에만 있는 '인위적' 문제가 아니라, 아주 실용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습자 자신들에게 꼭 필요하고, 관련이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문제여야 합니다.
- 문제에 대한 뚜렷한 '주인의식'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학생들의 내적 동기유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디 4단원의 5,6 차시에 해당하는 교과서의 학습 목표는 이렇습니다.
이러한 일반적 학습 목표를, PBL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상황으로 조정하여 제시하는 것입니다. 아래의 내용처럼 배경과 정보를 제시하여, 학생들이 문제에 대한 주인의식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성주의 PBL 기반한 문제 제시>
1.(배경 관련 정보): 여러분은 지금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 (현재 상황 관련 정보): 할당된 일정 판매량의 초코 라테를 두 직원이 같게 판매합니다. A직원은 초코 파우더를 하루에 1kg 사용하는데, B직원은 초코 파우더를 하루에 500g밖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3. (질문): 풍부하고 진한 맛을 원하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면, 초코 라테 제작의 어떤 요소를 조정하면 될까요?
2. PBL에서의 단계적 접근
이때,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이 문제 발생의 '원인을 가정하도록' 여러 질문을 던져 보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다르게 할 조건을 직접 말해주기보다는, 그 구조적 원인에 관해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합니다. 이전 차시에서 학생들은 이미 물질마다 물에 용해되는 양이 달라진다는 것, 용해된 물질이 눈에만 안 보이는 것임을 알고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물질을 다르게 정하는 것이 아니라 '초코 파우더의 양'은 같게 설정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분 | 다르게 할 조건 | 같게 할 조건 |
1 | 우유의 온도 | 초코 파우더의 양 |
2 | 우유의 양 | |
3 | 우유를 젓는 속도 |
그 후에는 그룹 학습과제와 개인 학습과제로 나누어, 학생들이 혼자서도 생각해본 후 이것을 그룹에서 토의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처음에 가졌던 문제 접근 방법이나 가정에 수정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순히 새로운 지식 즉, [온도가 높을수록 초코 파우더가 더 잘 녹는다]을 쌓아갈 뿐 아니라, 직접 활용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이 지식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뿐 아니라 문제 해결에 필요한 인적, 물적 학습자료(파우더의 양 조절, 여러 실험 도구들)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알게 됩니다.
3. PBL에서의 평가
이 수업에서 교사는 "왜"와 "어떻게"로 시작하는 질문을 이용합니다. 미리 결정된 해결책으로 유도하려는 질문을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다만, 학생들이 문제 해결을 하는 과정에서, 누가 이야기하고, 토론의 분위기는 어떤지, 그 논의는 전체적 토의내용에 비추어 어떠한지를 관찰하며 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긍정적인 피드백을 자주 해주고, 길을 찾지 못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학습 기회임을 알려주면 됩니다.
기존의 평가는 교사의 고유 권한으로, 학습자는 잘 참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평가가 학습의 맨 나중에만 이루어집니다. '객관적 증거'로 제시하기 위한 사지선다, 단답형의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만약 이 수업을 평가한다면, '물의 양이 모두 같을 때, 초코 가루를 가장 많이 용해하는 물의 온도는 몇 도인가?'라는 질문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구성주의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학습자 개인이 스스로 평가하거나, 팀원끼리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평가 시기 또한 수업이 모두 끝난 후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위의 실험 조건을 바꿔가며 적었던 '반추 노트' 또한 평가의 대상이 됩니다. 수업 전 후의 생각 변화, 지식의 습득 등이 모두 확인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 성취뿐 아니라, 팀원으로서의 활동, 일반화 과정에 대한 피드백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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