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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

금융교육 무지의 지(知), 너희가 나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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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는 직업 특성이, 남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위치에 있다 보니 자신이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가 쉽습니다. 아이들은 참 놀라운 존재라는 걸 새삼스레 느끼는 때가 언제냐 묻느냐면, 저는 단연코 아이들이 깨달았을 때의 '아하'를 외치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은 경제교실에서 있었던 학생들의 소감을 정리해 보면서, 지난해를 반성해 보고 새롭게 배울 것을 생각해 봅니다. 

 

1.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 '그 돈 주고 사는 게 아니었는데...'

이거 읽고 정말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꼭 경험하게 도와주고 싶었던 거거든요. 나중에 커서, 주택 영끌하고 나서 후회하면 너무 늦잖아요...😗 금액도 크고, 도장도 찍어버렸고, 나는 살 데가 없으면 정말 큰일 나는 거잖아요. 이런 경험 학교에서 안 배우면 어디에서 배워요? 인생 실전이잖아요... 😂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저의 반복된 투자 실패(?)는 오늘도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처음 투자를 결정할 때에는 외부의 압박이든, 계속 오를 것 같은 불안이든, 잘못된 정보이든... 엄청나게 많은 요인들이 작용하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이 거품이라는 걸 알게 되면, 자신이 속았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스스로에 대한 한심함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 급등락을 지켜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제 경험에 기반한(?) 교육을 해보라고, 이런 일이 일어났나 싶기도 하네요.

부동산 투자에 대한 반성
부동산 투자에 대한 반성

 

2. '막상 사면, 되게 필요 없는 물건들이 대부분이다.'

미니멀리즘이 한때 유행처럼 번졌었지요. 법정 스님의 무소유처럼 현대 사회에 필요한 말이 있을까 싶어요. 다소 경제교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지만요. 제가 운영하는 경제교실은 자본주의를 맹목적으로 쫓는다기 보다는, 자본주의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를 가르치고자 합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내던져지지 않고, 준비된 현명한 소비자로 사회에 나갈 수 있게요. 

 

1년의 제 계획대로 아이들은 많은 것을 경험하고 성장했습니다. 창업하고, 소비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축적된 경험들이 일상생활에도 전이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학생 소감에는 그런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교훈 하나를 얻었다. 살 때는 고민을 신중히 하자. 

이전에는 생각나는 대로, 손 가는 대로 물건을 샀던 습관들도 고쳐지고, 필요 없으면 안 사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창업가 놀이를 하면서 쓸데없는 학용품을 많이 샀던 경험들이 작용했나 봅니다.

2022.04.07 - [금융교육] - 기업가정신 창업놀이#1. 문구점과 마트, 사업자 등록증을 받다. (한글양식 첨부)

 

기업가정신 창업놀이#1. 문구점과 마트, 사업자 등록증을 받다. (한글양식 첨부)

이번 학년도에는 코로나로 인한 결석 학생 수도 많고, 기초학력 부진에 대한 걱정 때문에 금융교육 진행이 좀 더딘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혜택권을 구입해보는 3월로는 충분치 않았던

schoolforkids.tistory.com

 

아이들의 소감문을 읽으며, 저도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소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 글
소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 글

 

3. 아이들은 교사의 숨은 노력과 교육철학을 알고 있다.

깜짝 놀랐던 부분은 아이들이 나의 교육활동에 대해 분명하게 알고 있다는 점이다. 마냥 어리다고 대충 가르쳤던 지난날들이 부끄럽고 미안해지는 순간이다. 나쁜 점들은 물론 소감문에 드러나지 않겠지만😊 교사의 부족한 점은 감싸주고, 좋은 점을 크게 봐주는 순수하고 착한 아이들이다. 

 

내가 어떤 교육철학을 갖고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아이들은 다 보고 있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내가 일회용 컵을 쓰기가 민망한 이유다. 아이들 앞에서는 찬물도 마시지 말라던 옛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이런 숨은 노력을 알고 있는 아이의 글을 읽다가 울컥 눈물이 났다. 

 

그래서 더욱 잘해주어야겠다. 묵묵하게. 내가 잘 모르는 부분, 확실하게 알고 있지 않은 부분을 고백하고, 아이들을 위해 채우려고 더 노력하려고 한다. 아이들은 다 알고 있으니까.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니까.

 

교육철학을 이해하는 학생 소감
교육철학을 이해하는 학생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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