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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

기업가 정신 창업 놀이 #9. 자리 경매에 앞서 하면 좋을 땅의 가격(지가)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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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의 대상 물건은 매우 다양합니다. 아파트, 주택을 비롯해서 상가, 공장, 임야, 농지 등 물건이 다양하지요. 

부동산 경매의 대상은 부동산이기 때문에 당연히 토지와 그것에 부착된 건물 등을 포함합니다. 제대로 하려면 부동산과 연관된 광업권, 지상권 등 다양한 권리를 다루어야 하지요. 

하지만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토지와 건물을 분리하여 다루는 것만 해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이번 수업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지난번에 올렸던 부동산 건물 경매로 자리 바꾸기 차시와 연계하면, 토지와 관련한 가격의 결정 요인을 더 확실하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5학년 1학기 1단원, 국토의 인문환경과 연결 짓는 땅의 가격

우리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는 금융경제교육 내용의 반영이 정말 미약한데요. 

부동산 가격 결정 과정에 관여하는 수많은 요소를 단 한 줄로 함축시켜 놓았습니다. 

 

주택 부족, 교통혼잡, 환경오염. 끝?  😢

모두 인구가 몰려들어 생겨나는 도시문제들이 맞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렇게 몰려들게 된 이유에 대해서 아이들이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가격과 관련한 기준에 대해 익힌다면,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교육부(2022). 초등 5-1. 사회교과서, 66쪽
교육부(2022). 초등 5-1. 사회교과서, 66쪽

 

2. 지가를 결정하는 다섯 가지 요소 배우기

부동산의 건물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에, 땅의 가격에 대해 개념어를 다루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과목 개념어는 대부분 한자로 되어 있어서, 이 뜻을 반복적으로 읽게 하면 아이들이 '아하~'하면서 그 의미를 잊지 않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이해도도 더 깊어지고요. 

위에도 서술하였듯이, 부동산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건물의 가격뿐 아니라, 그것이 깔고 앉아 있는 토지의 가격일 것입니다. 아이들과 이 토지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를 차근차근 알아보았습니다. 

 

첫째, 선생님이 잘 보이면 가격은 낮아질 수 있다.

선생님이 너무 가까운 경우, 부담스러운 학생들은 가격을 낮게 측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교탁 바로 앞에는 선생님의 컴퓨터 모니터가 있는데요. 이것이 칠판을 가려 아주 불편하다고 합니다. 😒

그래서 그 단점이 그대로 가격에 반영되었습니다. 

 

또한 흥미롭게도 전체적으로 가운데 선을 대칭으로 양쪽으로 가격이 엇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창가와 복도라는 요소도 가격에 반영된다. 

 어떤 친구는 복도 쪽 복도 쪽 좌석에 앉는데, 이게 벽에 기댈 수 있어서 참 좋다고 장점을 얘기합니다. 또 점심시간에 빨리 줄 서고 싶을 때에는 복도 쪽에 앉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 그러나 그 뒤에 앉은 친구는 복도가 너무 소란스러워서 시험 시간에 집중을 못한 경험이 있다면서, 복도의 단점도 있다고 얘기하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학급 친구들은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연신 '맞아'를 외쳤습니다.

  또한 창가에 앉는 친구 이야기를 그냥 안 듣고 지나갈 수는 없지요. 바람이 불어서 화분이 쓰러져 흙을 주워 담아 본 경험이 있는 친구는 창가에서 어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교실이 답답할 때마다 하늘을 올려본다는 다른 친구는 창가의 장점이 있다고 자랑합니다.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볕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몇 평 되지 않는 교실에서도 이렇게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자리들이 있고, 그 자리에서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지가를 1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로 가격 제한을 두었기에 망정이지, 아이들의 의견이 분분하여 가격을 정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

 

셋째, 수업에 가장 집중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자리가 있다.

교육공학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수업에서 써먹는 날이 오네요. 

"애들아, 수업 시간에 집중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자리가 있어~!"

"오, 어딘데요?"

"우리 교실 안에 다이아몬드가 있거든? 한번 찾아볼까?"

하며, 제가 좌석표 가운데에 다이아몬드를 그립니다. 🤣🤣

어언, 몇 년 전일까요. 대학 강의실에서 들었던 이야기. 책에서 봤던 이야기입니다. 

교육공학의 연구결과, 강의식 수업에서 가장 몰입도가 높다는 고실 중앙 자리를 빨간 분필로 표시해 주었습니다. 

이 기준을 끌어내 주니, 너무나 신기하게도 이 부분의 지가는 상당히 높게 측정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넷째, 에어컨 직빵인 자리가 가장 비싸다.

한겨울 히터보다도, 열이 많은 우리 어린이들에게는 에어컨이 필수적인 환경입니다.

우리 국토의 인문환경에 대해 잘 배운 어린이들은 에어컨을 중심으로 바람이 잘 도는 구역에 높은 가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공교롭게도 집중력 다이아몬드 부분과 겹칩니다. 🙌

이런 게, 바로 더블 역세권인가요?

요소가 하나씩 추가되어 갈수록 아이들이 고민해야 할 내용들도 많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지가 정하기는 비교적 빨리 끝낼 수 있었어요.

 

지가를 결정하는 다섯가지 요소
지가를 결정하는 다섯가지 요소

 

3. 땅의 가격 담합이 발생하다.

교실 속에서 금융교육을 실행하다 보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정말 복사본처럼 일어난다는 것을 여러 번 발견하게 되는데요. 

좌석 하나하나를 일일이 가격 매기는 과정이 귀찮았던 것인지, 아니면 가격이 높아지면 자신들이 지불해야 하는 돈이 많아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인지,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높아지더군요. 

그러더니, 뒷줄은 싹 다 1만 원을 부릅니다. (내참 귀여운 녀석들아)

 

담합이란?

원래는 다른 사업자와 짜고, 가격을 결정하거나 거래 상대방을 제한해버리는 행위를 말하기 때문에 경매에서 담합이라고 일컫기는 좀 그렇지만, 어쨌든 공정거래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주의를 주었습니다. 

이런 공동행위는 기업 간의 경쟁을 막아서, 경쟁 사업자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소비자, 사회 전체에 부담을 전가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당장 눈에 보이는 몇만 원의 이익보다, 사회 전체를 생각하고 보이지 않는 손의 경제 원리를 훼손하지 않도록 잘 가르쳐야겠다는 책임감을 또 한 번 느낍니다. 🤦‍♀️

땅의 가격을 정하는 모습
땅의 가격을 정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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