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인' 한자 모양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협동의 가치 같은 것입니다. 어쩌면 사교육 공화국인 우리 한국에서 공교육이 끝까지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1. 수많은 경제교육 콘텐츠의 중심, 동료 교사의 따스한 응원
최근 경제금융교육에 관심을 가진 선생님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연수와 교육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저 또한 10년 가까이 화폐 경영을 학급에 도입해 오면서, 경제교육을 학급 경영에 녹여내는 것이 가진 장점을 실감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그 많은 수업 아이디어들과 교육 콘텐츠들이 순전이 제 머릿속에서 처음부터 탄생한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연구회의 선생님들, 그리고 세금 내는 아이들의 옥효진 선생님과 같은 걸출한 분들의 자료 덕분에 한 발자국씩 겨우 진전했던 것 같습니다. 방학 때까지 연수를 들으랴, ppt나 학습지를 만들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 시기를 보내더라도, 선생님들의 따뜻한 '멋져요!' 한마디에 힘이 불끈 나는 경험이 참 신기했습니다.
연구회 활동을 한다는 건 누군가에게 인정받거나 돈이 생겨서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생기는 보람 때문입니다. 덕분에 다음과 같이 학년별로 활용할 수 있는 학년별 ppt, 학습지 등도 협업해서 만들어낼 수 있었고요. 😉 같이 갈 때, 비로소 같이의 가치가 발휘된다는 것을 느낀 경험이었습니다. 저에게 동료 교사는 참으로 보물 같은 존재입니다.
(위의 교육과정 자료, ppt, 지도안, 학습지는 해당 링크에서 다운하실 수 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sjcho.school.gyo6.net/financialeducation/
2. 동료 교사들의 기록이 만들어내는 기적
얼마 전, 경제금융교육연구회의 회장님이라고 할 수 있는 달구 선생님이 책을 한 권 냈더군요. 2015년부터 있었던 경제금융교육연구회를 조직하고 운영하시면서 매년, 아니 매주 있는 줌 회의에도 얼굴 구김살 하나 없이 묵묵하게 해 오신 동료 교사입니다. 2020년에는 금융발전 유공자로 표창까지 받으셨는데, 사실 그분이 어떻게 학급에서 경제금융교육을 하시는지는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분의 학급 기록이 일반인에게도 공개되는 책이었습니다.
내용을 훑어보니, 역시 달구 선생님의 평소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경제금융교육의 도입은 고학년에서만 가능하다는 편견을 깨 주는 '저학년 맞춤형' 조언도 장마다 가득하더라고요. 저는 주로 고학년에서만 지도하다 보니, 저학년에 대해서는 깊게 경험해 보지 못했는데, 참 유익한 부분이었습니다. 앞으로 저학년을 맡게 되면, 이 책을 참고해서 자신감 있게 지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렇게 동료 교사의 기록은 저에게 무기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기록을 주절주절 남겨놓는 것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가끔 연수나 모임을 하다 보면, 제 포스팅을 보고 '선생님의 기록을 보고 정말 도움받았어요!'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제가 더 감사하고, 감동이라서 눈물이 찔끔 나기도 합니다. 🤣 그렇게 우리는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저와 함께 활동하는 경제 금융교육 연구회의 선생님들 중에는 교사 k, 돌콩 샘처럼 자신만의 기록을 꾸준히 남기고 계신 분들도 계셔서 참 좋습니다.
https://blog.naver.com/writeitdown/222651334051
그렇기 때문에, 먼저 경험한 선생님들의 발자취는 그 뒤를 걸어가는 다른 선생님들의 소중한 길잡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수업이 모두 훌륭한 것은 아닙니다. 일부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내용도 있고, 제 자료 중 일부는 필요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찌 되었던 잘못된 것은 또 잘못된 대로, 반면교사가 되지 않을까 하며 올립니다. 경제금융연구회에 계신 모든 선생님들이 망설이지 않고, 그렇게 기록들을 남겨 주셨기에 저도 그 자료들을 쓸 수 있었으니 빚 갚는 마음도 있습니다. 달구 선생님의 기록이 담긴 책을 보니, 제가 올렸던 자료들이 참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직도 정진해야 할 내용들이 많더군요. 달구 선생님의 팁은 선생님의 경력에서 우러난 사골 같은 진심이 있었습니다. 동학년이 함께하는 창업박람회도 같은 맥락입니다. 저는 경제금융교육에 호의적인 동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프로젝트까지 진행해볼 엄두를 내지 못했거든요. 선생님은 해내셨고, 그 기록에 담긴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달구 선생님의 아이들은 또 크게 성장했겠죠?
3. 경제금융교육과 교학상장
흔히들 교육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냐는 질문을 합니다. 대기업의 휴대폰 같은 상품처럼 판매량이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연필 한 자루의 생산성도 갖고 있지 못하니까요. 우리의 월급은 늘 제자리이고, 물가 인상과 더불어 오히려 해가 갈수록 실질 소득이 깎이기도 합니다. 경제금융교육을 주창하면서, 자본주의의 개념으로는 생산성이 극히 낮은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니, 참 아이러니죠?
저임금 노동자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소득으로 자본소득을 따라갈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을 살아갑니다. 교사인 우리를 포함하여,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교사부터! 경제체제, 자본주의 원리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뭘 알아야 가르치죠~! 우리나라 경제교육의 한계상, 금융교육은 지금의 성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 성인에는 교사도 포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금융교육은 교학상장에 적합한 최고의 교육 제재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경제금융교육이 자리를 잡게 되면 지금의 빚투, 영끌 투자와 같은 이야기들은 점차 사라지게 되겠죠? 그런 미래를 꿈꾸면, 저는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을 하고 싶다는 사명감도 있고요. 그 길에 저 혼자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동료 교사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든든한 마음도 듭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뒷백에 식량 가득, 헤드라이트 팍 켜고 가는 기분이랄까요?
교학상장을 위한 경제금융교육에 관심 있으신 선생님들께, 이 책을 입문서로 한 번쯤 읽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페이지의 새로운 장에, 저와 함께 연필을 들고 사람 인자를 그려나가기를 청해 봅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0868598
(본 블로그는 어떠한 협찬을 받지 않은 내돈내산으로 써보고 좋은 후기만을 올림을 안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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