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래교육

우리반과 만우절을 재미있게 보낸 이야기 (feat. 선생님 속이는 날? 응 아니야~)

by _❤

오늘은 무슨날인가요?? !!! 만우절입니다!! 쏴리질러~~~~~~  

4월은 잔인한 달~~~ 쉬는 날도 없어, 3월 5주 긴긴 날에 지쳐 있는 선생님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ㅠ 학생때는 교복 바꿔입기도 하고, 교실 바꾸기도 하고 선생님들 놀리는 날이었는데.... 제가 선생님이 되니 이젠 학생들을 놀려주고 싶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저희반이 만우절 보낸 이야기 보시고, 선생님께서도 활용해보시고, 내년에 꼭 하시길 바랍니다 ㅋㅋㅋ꿀잼보장

 

 

 

1. 만우절날, 사전 작업

 짐 싸놓고 어수선한 교실 분위기...그리고 물건이 나와 있는 교탁... 교실 이동할때 쓰던 박스에 차곡차곡 넣었습니다 . 떠나는 사람처럼...아련한 표정과 함께..... 칠반에 있는거 다 떼어!!!ㅋㅋㅋ

뭐지? 이 선생님 왜 짐 싸시지?? 궁금해지게 ㅋㅋ

그리고 보건실에서 찜질팩을 들고 하루종일 들고 다녔어요 ㅋㅋㅋ(진짜 배가 아프긴 했어요 ㅋㅋㅋ) 

아침에 들어왔을 때부터, 그냥 선생님이 좀 아프신가보다 했던 아이들은 쉬는시간마다 선생님이 짐을 싸시는 모습을 보고, 슬슬 이상한 낌새를 채기 시작했습니다. (미안한데 교탁정리좀 했어 ....) 

 

그리고 저는 말했습니다.....

"얘들아... 사실 난 1달만 너희와 공부하기로 한 임시 선생님이었어....."

"네?? 선생님 임신했다고요?"

"아니..... 임신 아니고, 임시.... 오늘까지가 계약된 날이었어...."

"네????????"

"맞아. 그래서 선생님이 이번주 체육도 두시간이나 넣어준거잖아....반대항 피구도 그래서 마지막으로 해주고 가는거야... 내일부턴. 박재석 선생님이 오실거야..." (유재석은 너무 티나니까 박재석....)

"ㅁ/ㄴ아럼;ㅣㅏ넝ㄹ;미ㅓ닏너ㅣ머디ㅏ러ㅣ(웅성웅성)"

여기서부터 몇 명은 속기 시작.

 

2. 작별 인사와 선물

보건소 사업 이렇게 악용해서 죄송한데... 양치 시범학교인 저희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치약과 칫솔을 나누어줍니다. ㅋㅋㅋ 딱 선물하기 좋게 생겼쬬....!!

"얘들아.... 이거 마지막 선물이야... 선생님이 줄게 이런것밖에 없네...."

(그런데 이미 이런거 많이 받아본 아이들은 안 속습니다)

..

 

"샘 진짜 가요?"

 

...

..

"선생님... 만우절이라서 뻥치는거죠? "

아이들이 만든 메시지...창의적.ㅠㅠ

 

 

3. 이래도 안믿냐? 월급명세서 공개

 교실 앞에 붙은 화재관리자 담당이 제 이름으로 되어 있는걸 발견한 아이가,

"선생님 이름으로 되어 있는데요ㅡㅡ;;?" 외칩니다. ㅋㅋㅋ

뭘 해도 될 놈입니다. ㅋㅋㅋㅋㅋ하지만 지지않습니다.

"응~ 내일 바꿀거야....박재석 선생님이 다 하실거야..."

 

 

"선생님.... 안가면 안돼요???" 한녀석이 울기시작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이때부터 저도 약간 울컥...)

한달인데... 정이 많이 들었나봐요ㅠㅠㅠ 5학년인데 이런 반응이라니.ㅋㅋㅋㅋ 분위기에 휩쓸려서 2명 더 울기 시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멈출수 없었습니다. ㅋㅋ난공불락의 속지 않는 남학생들이 있어서요 ㅋㅋㅋㅋ

"이리 나와봐ㅡ,,ㅡ"

나의 작고 소중하고 타이니한 월급 명세서... 14일까지는 조회가 안되지요^^^^

4월1일에 명세서 뜨는 학교는 아마 거의 없을테니... 매년 활용하셔도 될거 같아요 ㅋㅋ

"봐봐, 오늘까지니깐, 이번달 월급 뜨지도 않아... 샘 쉬러 들어가야 돼 오늘이 마지막이야...."

"헐... 애들아 선생님 진짜 가나봐~~~"

작고 타이니한 나의 월급명세서....

 

 

4. 만우절 후기

애들이 다 속으니깐... 저도 약간 진짜 떠나야 할거 같은 느낌이 ㅋㅋㅋㅋㅋ 학생들은 저에게 말 잘들을테니깐 떠나지 말라고 하고, 선생님이 학교 엄마라면서 이렇게 떠나는게 어딨냐고 항의도 하더라고요ㅜ 마지막 급식이라고 서로 옆에 앉아 먹을려고 급식1등 혜택권 쓰고요.......

ㅋㅋㅋ 진로교육을 한 효과가 있는지, 아이들이 "샘 그럼 앞으로 뭐먹고 살아요? 세금 뭘로 내요?" 하면서 제 걱정도 해줍니다 ㅋ

2021.03.26 - [금융교육] - [금융문맹탈출]#4-2. 직업도, 연봉도 내가 결정해! 월급 협상하기(3월 4째주)

 

[금융문맹탈출]#4-2. 직업도, 연봉도 내가 결정해! 월급 협상하기(3월 4째주)

[금융문맹탈출]#4-2. 직업도, 연봉도 내가 결정해! 월급 협상하기(3월 4째주) 안녕하세요 올라피샘입니다:) 전쟁같은 3월도 이제는 끝나가네요~!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 경험의 기회를 주기

schoolforkids.tistory.com

이렇게 하니까 약간 저희반 자랑질 하는 푼수 같은데 ...네 푼수 맞습니다ㅜㅜㅜ ㅋㅋㅋ피구를 신나게 하다가도 방송 준비하는게 송출되어서 "자리에 모두 앉으세요" 아나운서 목소리를 듣고 그자리에 주저앉는 귀여운 아기들입니다 ㅋㅋㅋㅋㅋㅋ(않이... 게임하다가 왜 앉냐고 ㅋㅋㅋㅋ)

 

 

그래서 6교시 체육시간까지 잘 놀려먹었고...(죄책감 약간, 재미듬뿍ㅋㅋㅋㅋㅋ)

반대항 피구게임에는 졌지만.ㅋㅋㅋㅋㅋ

"애들아. 선생님이 위로되는 말 하나 해줄게. 선생님! 내일 또 학교온다!! 오늘 만우절이잖아~~~!!!"

로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ㅋㅋㅋㅋ울던 친구들이 극대노함ㅋㅋㅋㅋㅋ머쓱해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오삼불고기의 추억이 +1 되었습니다 ㅋㅋㅋㅋ

 

만약 이겼다면 , "애들아!!! 이겼으니까 선생님이 상품줄게!! 선생님 학교 안떠난다!!! 오늘 만우절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 이랬을듯....

 

 

1달의 시간만을 같이 보냈지만, 나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만우절이었습니다!!ㅋㅋ앞으로도 남은 11개월을 예쁜 추억 많이 만들며 보내고 싶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