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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육

과학의 개념 변화는 개인적일까요? 아니면 사회적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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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이란, 낱낱의 사물로부터 공통의 성질이나 일반적 성질을 추출하여 된 표상, 또는 어떤 사물의 개괄적인 의미와 내용을 말합니다(이희승, 1994). 따라서 이 개념은 여러 실제적 예(examplars)와 비례(nonexemplars)를 구분할 때 그 준거가 되지요. 그런데 이 개념은 학습자의 경험에 따라 지속적으로 조금씩 변합니다. 이 변화를 우리는 개인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사회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1. 경험적 개념 vs 순수 개념

 감각을 통해 형성되는 출처라면 이것은 경험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념의 변화와 습득은 경험이 없다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얀 것을 손수건이라고 경험해서 알고 있던 아기들이, 곧 차가운 하얀 것을 보고 이건 눈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손수건의 부드러운 감촉과 차가운 얼음의 감촉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감각으로 경험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때의 개념 변화는 개인적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아기는 그런 방식으로 언어를 배우고, 이 개념과 저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점차 깨달으며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개념이 순수한 사유의 과정을 통해 획득되었다면, 이는 순수 개념이라고 합니다. 경험이 없이도, 학생이 스스로 생각을 통해서 결론에 도달하는 개념인 것입니다. 칸트 철학에서는 경험에 의하지 않고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개념이라고도 합니다. 아주 추상적인 것일 수도 있는데, 저는 가끔씩 아이들이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선험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을 우리가 '사랑'이라고 명명하지는 않아도, 강아지를 예뻐하고, 자연을 아끼는 그 마음을 학생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에게서도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이 개념은 동시에 사회적이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이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을 '사랑'이라고 이름 붙이는 순간, 아이들은 이 사랑이 가진 다양한 개념에 대해 알게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2. 개념 변화의 세 가지 방법

  과학 개념은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로 변화됩니다(박승재, 조희형, 1994). 첫째, 귀납적 과정으로 처음 개념을 획득하는 경우입니다. 이 외에도 전통적 개념 형성 모형에 의해서, 전통적 강의식 수업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위에서 살펴보았던 경험적 개념도 이에 해당합니다. 둘째, 이미 가지고 있는 개념을 더욱 세분화시키는 경우입니다. 이는 개념 분화  수업에서 볼 수 있는 경험의 연결에서 발생합니다. 스스로 여러 개념 속성에 분류 준거를 제시하고, 상위 개념과 병위적 개념과의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다(서울대학교교육연구소, 1994). 셋째, 기존의 개념을 새로운 개념으로 대체시키는 경우입니다. 저는 이 세 번째 방법에 의해 개념 변화는 사회적 속성을 갖추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직관적 관념이나 지식 체계가 위의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지고, 구체화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식 체계인 개념들이 이미 사회적으로 인정된 과학 개념이나 과학자의 과학지식으로 대체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학생이 자기 마음대로 어떤 것을 A라고 지칭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과학 영역에서 이것은 B개념일 수 있는 것입니다. 학생은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A가 아니라, B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인지적 갈등을 겪고, 이 개념들 사이의 모순점을 해소하면서 개념들을 조절하게 됩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인식-비평형-재구성의 수업 과정을 지나게 되는 것입니다(조희형, 과학 교수-학습, p 57.)

 

 

3. 개념 변화 = 개인적 + 사회적

  그래서 저는 과학적 개념 변화는 결국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왜냐하면 그 개념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 그것의 획득 방식도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마치 언어 획득의 과정과도 같습니다. 완전히 내재적으로 사유에 의해 개념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의 영향을 받아 조금씩 분화되거나 대체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브루너가 말하듯 발견과 같은 통찰 활동은 학생들이 스스로 수행하는 활동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지만, 결국 이것들이 갖는 연합관계, 원리 등의 체계화는 개인 외의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에서 더 긴밀하게 이어집니다.

  또한 비고츠키의 ZPD(근접 발달영역) 이론에 의해서도 이는 같게 증빙됩니다.  비계에 해당하는 사회적 영향이 있을 때, 학생은 자신의 가능한 발달 정도에 따라 개념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이 선험적으로 갖고 있는 오개념, 선험 개념들을 자연스럽게 발견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더 정확한 근거를 들어 수정할 수 있는 수업을 제공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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